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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현형 - 저녁나절 시장에 가면시(詩)/시(詩) 2014. 7. 3. 19:28
시장에 가면 알 수 있다
사람들이 어떻게 거친
생의 바다를 노저어가는가를
어떻게 스스로를 그 높고 푸르게 출렁이는
삶의 정수리 속에 잘 묶어낼 줄 아는가를
알게 된다 다리 없는 사람들이 허리로
일어서는 절망의
희망찬 눈물을 볼 수 있게 된다
지칠 줄 모르는 알다구니 속에
더욱 싱싱하게 튕겨 오르는
고등어며 가자미 뱀장어, 왜
그런 것들이 쉽게 체념하지않고
거부하며 거부하며 끈질기게
난바다 헤쳐온 우리들을 닮았는가를
알게 된다
저녁나절에 시장을 가면
왜 아주 오래도록
완강하게 빛나는 목숨의
해가 지지 않고 노을로 이글거리고 있는가를(그림 : 김경렬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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