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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낙필 - 그립지않게 잊는다는 것은시(詩)/시(詩) 2014. 7. 3. 01:32
해안도로 뚝방길에서
저녁노을을 보거나
눈덮힌 은비령 휴게소에서
망망히 바다를보며
그리워지는사람하나 없으면
쓸쓸하겠다.
가슴베이듯 쓰린 상실감으로
한때 밀물같던 애상愛想도
한낮 허상였다는 실체앞에
허망하게 무릎꿇는 즈음
혼魂의 근간을 흔들며 지나간 흔적들
여전히 예리하게 남아서
삶을 흔들리게하고 충돌하면서
환상을 무너트리고 있다.
무관한 영역으로 남아주기를
더는 예전의 환상에
집착하지 않기를 소원한다.
온몸에 솜털들이 깃을세우고
우르르 떼지어 지르는 함성처럼
갈증은 내내 나를 묶어두고
놓아주지 않는다.
기를 꺽지않는다..
그렇게 환상의 본질은 조갈증처럼
위대하게 살아 있었다.
이마에서 단아한 목선을따라
배꼽아래 복부에서 발끝까지
알알한 냉기만 남겨두고
실체는 헛헛한 갈증쯤으로
돌아설 것이다.
고통에 둔감하거나
냉소적이지도 못한채
타인의 어깨처럼 민망하게
멀어져갈 것이다.
그립지 않게
잊는다는 것은
이렇게
참 쓸쓸한 일이기도 하다..(그림 : 우창헌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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