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낙필 - 가끔 외로울때는 이렇게시(詩)/시(詩) 2014. 7. 3. 01:10
언제 였던가,
먼 여행지에서 스치고 지나갔을 인연들‥ 인연들 따라 걷습니다
내가 가고 있노라면 옆을 스치는 풍경들 속에서 낙타와 같이
사막을 걷는 사람들도 만납니다
속을 알수없는 빈 껍데기 야자 열매처럼
그져 스쳐 지나가는 인연들 이지만
한때 같은 별에서 밥을먹고 술을마시고 잠을자던 인연들이라 믿으며
그윽히 바라 봅니다
이름도 모를 고성에서 서로 셔터를 눌러주며
웃었지만 뒤돌아보면 얼굴도없는 희미한 기억뿐
언제였던가요 쓸쓸해서 사진첩을 뒤지면 배경이던 사람들속에
저도 그들처럼 고독하게 서 있네요
인연은 스치도록 허무할때도 있지요
그림처럼 적막한 사진속에서 때론 어색하게 웃고
풍경처럼 걷고 장승처럼 서있고
저 낯선 길로 흐르고 멈추고 아득해지고‥
몇년이 흐른다음 또다시 가방을 꾸립니다
사막같은 인연을 뿌리러 갑니다
텅빈 마음에 술을 채우러 갑니다
혹은 낯선 강가에 버리고온 인연을 주우러
가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가끔 외로울때는 이렇게
가방을 꾸렸다 풀곤 합니다(그림 : 이형준 화백)
'시(詩) >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낙필 - 떠나는것은 언제나 그립다 (0) 2014.07.03 김낙필 - 딱도 하시네 그려 (0) 2014.07.03 김낙필 - 그렇게 살고 있을 거야 다들... (0) 2014.07.03 김형오 - 섬에와서 보았네 (0) 2014.07.01 김형오 - 물보라 (0) 2014.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