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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 섬에와서 보았네시(詩)/시(詩) 2014. 7. 1. 16:37
맨발로 벌벌 떨며
물살 가르고 마파람도 거슬러
늦게 이 섬에 와서 보았네
바다가 꼬박 밤을 새워
물새알을 품었다가 흔들흔들
별들만 뿌옇게 까놓고
새벽에 우르르 내빼고 나면
조잘조잘 쇠갈매기 떼들이
하루해 부지런히 막소금을 물어다
아기별들을 키우는 것이랑
할 일을 놓쳐버린 낮달은
괜히 저 혼자 삐쳐서
숨을 거칠게 몰아 물결만 철썩
처얼썩 맘대로 퍼부어 쌌고
또 밤늦게 이 섬에 와서
못 볼 것도 하나 보았네
왼날을 소금발로 자란 별들이
엄청 물이 씌어
맹물로 헛배를 채우고
갯바닥에 아무렇게나
끼르륵 끼륵 널부러지는 것을(그림 : 이혁인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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