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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태워봐
하늘을 끌어 내려봐
광폭의 겨드랑이에서 나풀거리는
생의 오라기를
이 순간 풀어 내어봐
산이란 산을 다 불러 앉혀놓고
훠이 훠이 호령하며 넘어봐
꼬부라진 땅이 발목을 잡거든
생강꽃 웃음으로 뒹굴어봐
매서운 바람이
아린 고독을 물고 오거든
앙금질로 토해내는
바다새의 울음으로
나신의 누빈 아픔을 씻어봐
또르르 말아 쥔 욕심 하나 벗어 놓으면
저리도 가벼운 것을.
사자의 너울 속에 시린 몸 구겨 넣고
아이야, 청산 가자. 아이야, 청산 가자
종달새 우짖는 꽃길에 혼불을 살라봐
영혼 하나만 구기지 말고.(그림 : 장리석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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