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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자 - 가을 장미시(詩)/시(詩) 2014. 6. 29. 19:32
고운 님이 곁에 올 땐
꽃잎만 보라고 가시는 숨기는데
야속하게도 고운 님은
꽃잎은 보지 못하고 가시만 봅니다.
미운 님이 곁에 올 땐
가시만 보라고 꽃잎은 숨기는데
안타깝게도 미운 님은
가시는 보지 못하고 꽃잎만 봅니다.
고운 님은 잡으려 해도
가시가 앞서 멀리 달아나고
미운 님은 보내려 해도
꽃잎이 앞서 자꾸 따라 옵니다.
꽃잎 질 때 고운 님 떠나가고
가시 질 때 미운 님 떠나보내고
향기 하나에 목숨만큼 사랑을 쏟는
눈먼 님만이 곁에 있습니다.(그림 : 남택수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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