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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옥 - 금강 하구에서시(詩)/시(詩) 2014. 6. 29. 00:05
어디서부터 시작되었을까
그리운 것들을 품고 흐르기 시작한 것이
세 끼 밥을 먹듯 거를 수 없는 현실 앞에서
혼탁해진 마음도 가라앉힐 줄 알고
켜켜이 날 법도 한 상처를 홀로 지우면서
소리로 말하지 않고
소리 없이 흐르는 법을 보여주는 강
살아간다는 것
사랑한다는 것은
저렇게 홀로 깊어지는 것이며
혼자서 비우고 채우며 무게를 갖는 것인가
어디쯤 흐르고 흘러야
마른 바람으로 서걱대는 가슴이
흔들리지 않는 심지를 가질까
수면 위에서 까맣게 먹이만 쫒는 철새들처럼
불혹이라는 삶의 굽이를 흘러오는 동안
애타게 파닥이던 삶의 노래가
부표처럼 떠서 저녁노을로 탄다(그림 : 이황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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