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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자 - 촛불은 말한다시(詩)/시(詩) 2014. 6. 29. 18:32
가슴이 타 들어가는걸
알고 있어요.
다 타고나면
주저앉는 것도 알고 있어요.
흐르는 눈물이 차갑다고
탓하진 마시어요.
청산을 그리다가
청솔을 그리다가
불꽃 속에 날개치는
천년의 학이 되어
꿈꾸듯이 하늘하늘 날아오르는거라고
길이라곤 이 길뿐이어서
불로만 나를 녹일 수 있어서
내가 녹아 죽어야만
청산에 갈 수 있어서
단단한 나의 몸을
지금, 녹이고 있는 중이라고
그렇게 여겨 주시어요.(그림 : 이성주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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