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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규원 - 한 잎의 여자시(詩)/오규원 2014. 6. 3. 19:03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한 잎같이 쬐그만 여자,
그 한 잎의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그 한 잎의 솜털,
그 한 잎의 맑음, 그 한 잎의 영혼, 그 한 잎의 눈,
그리고 바람이 불면 보일 듯 보일 듯한
그 한 잎의 순결과 자유를 사랑했네.
정말로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여자만을 가진 여자,
여자 아닌 것은 아무것도 안 가진 여자, 여자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여자,
눈물 같은 여자, 슬픔 같은 여자, 병신(病身) 같은 여자, 시집(詩集) 같은 여자,
그러나 영원히 가질 수 없는 여자,
그래서 불행한 여자.
그러나 영원히 나 혼자 가지는 여자,물푸레나무 그림자 같은 슬픈 여자.
(그림 : 오정익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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