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성택 - 기차 여행시(詩)/윤성택 2014. 5. 28. 22:04
길이 사라져가는 풍경에 추억을 주입한다
점점 푸르러지며 머릿결처럼 부드러운 벌판.
당신은 열차 차창에서 겹겹 구름을 접는다
어느 간이역에 두고온 생각
침목에 검은건반이 훑는 속도와 함께
인연이 지나갈 것이다, 편지를 봉하면
터널이 이어져 행간의 진동이
늑골 속으로 들어와 읽힌다
그 흑백의 소인은 끝내 돌아오지 않는다
대합실에서 오래 기다려본 사람
사랑은 역에서 혼자 들을 것 같은
철로의 아득한 떨림이다
누군가 철길을 놓아준다
(그림 : 김태균 화백)
'시(詩) > 윤성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윤성택 - 오늘의 커피 (0) 2015.09.20 윤성택 - 안부(安否) (0) 2015.07.28 윤성택 - 해후 (0) 2014.02.23 윤성택 - 여전히 그대는 아름다운지 (0) 2014.01.17 윤성택 - 술잔의 지문 (0) 2014.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