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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택 - 여전히 그대는 아름다운지시(詩)/윤성택 2014. 1. 17. 18:59
계단을 오르다가 발을 헛디뎠습니다들고 있던 화분이 떨어지고
어둡고 침침한 곳에 있었던 뿌리가
흙 밖으로 드러났습니다
내가 그렇게 기억을 엎지르는 동안
여전히 그대는 아름다운지
내 안 실뿌리처럼
추억이 돋아났습니다
다시 흙을 모아 채워 넣고
손으로 꾹꾹 눌러 주었습니다
그때마다 꽃잎은 말없이 흔들렸습니다
앞으로는 엎지르지 않겠노라고
위태하게 볕 좋은 옥상으로 봄을 옮기지 않겠노라고
원래 있었던 자리가 그대가 있었던 자리였노라
물을 뿌리며 꽃잎을 닦아 내었습니다
여전히 그대는 아름다운지
(그림 : 김명숙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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