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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한번은 누구도 모르게 자신의 일생을 만나고 간
사람에게 타인을 입힌다, 다시 만난 듯
인상이 호감을 조금씩 떼어내며 서로의 구면이 된다폭우처럼 밀려오는 말(言)의 기압골에 표류하는 소리 소리들
금을 새기듯 번쩍번쩍 의미가 얼굴을 바꾸는 중이다
이때 가장 빠르게 눈동자로 옮긴 둥긂에서 빛이 스러진다기억의 뒷면에는 언제나 터널이 있다
그곳으로부터 여행 온 사람이 지금 태연하게 웃는다
우리가 알고 있는 동안은 그대로 독하다아무도 모르는 내가 되어본 적 있는 사람은 안다
눈을 부릅뜨는 것보다 때로
그 사람의 눈에서 처음 보는 나를 쓸쓸하게
떠나보내주어야 할 때가 있는 것이다(그림 : 장용길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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