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선희 - 꽃에 대하여시(詩)/권선희 2014. 1. 22. 21:35
칠칠에 사십 구
여자 나이 마흔 아홉이믄 말이요
길바닥에 내뻔져놔도 아무도 안 줍어 갈 나인기라요
팔팔에 육십 사
남자 나이 예순 넷캉 같은 기지요무신소리 하노
내 아는 찬모는 올개 예순 셋인데 애인이 예순 다섯인기라
그란데 마 이틀만 연애로 안하믄
온몸띠에 좀이 쑤시고 열이 화득화득 난다카드라
아고 그기 구신들이재 사램잉교
뭐시 볼끼 있겠능교
택또 읎는 소리 마소이보게 동상
삭신이 옥신옥신 한다카믄 하마 오십이요
새북에 비실비실 한다카믄 그기 육십 줄 넘는기고
마눌이 불쌍해지믄 그기 칠십인기라
니가 우예 세월이라카는 기를 알겠노행님요
벌레벌레 하믄 다 꽃잉교
말씨 솜씨 맴씨 쫀득쫀득하니
찰떡맨키로 찰기가 있어야 그기 꽃이지요아고 이 답답은 자슥아
세월이 다 데불고 가는 거로 안즉도 모리나
개떡 아니라 찰떡도 세월 앞에서는 심이 읎다
늙으믄 늙은 것들끼리 살포시 눈 맞아가
맴이라도 몸처럼 부비고 살라꼬
조물주가 다 맹글어 놨으이
젊은 니는 쓸담읎는 꽃타령 말고 술이나 퍼묵그라(그림 : 한영수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