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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미 - 국화잎 베개시(詩)/조용미 2014. 1. 17. 20:19
국화잎 베개를 베고 누웠더니
몸에서 얼핏얼핏 산국 향내가 난다
지리산 자락 어느 유허지 바람과 햇빛의 기운으로 핀
노란 산국을 누가 뜯어주었다
그늘에 며칠 곱게 펴서 그걸 말리는 동안
아주 고운 잠을 자고 싶었다
하얀 속을 싸서 만든 베개에
한 생각이 일어날 때마다
아픈 머릴 누이고 국화잎 잠을 잔다
한 생각을 죽이면 다른 한 생각이 또 일어나
산국 마른 향을
그 생각 위에 또 얹는다
몸에서 자꾸 산국 향내가 난다
나는 한 생각을 끌어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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