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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미 - 밤의 정수사시(詩)/조용미 2014. 2. 2. 09:54
개심사 입구 세심동에
끓는 물속에 담가진 얼음처럼
몸이 녹아내렸다
뜨거운 찻잔 속에서도 나는
아주 녹지 않는 얼음이었다
아기부처가 그려진 현등이 꿈결인 듯
먼 행성처럼 빛을 내뿜고 있는
밤의 정수사
내가 얼음의 몸을 가졌음을
뜨거운 물속에서야 알 수 있게 되었다
꽃잎들이 나비무 바라무를 추며
허공을 내려오는 봄밤,
뜨거운 찻잔 속에서도 나는
아주 녹지 않는 얼음이었다라는가(그림 : 홍성모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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