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천 - 흔들림에 대하여시(詩)/박상천 2013. 12. 30. 09:50
길게 가지를 늘어뜨려 고개 숙인
버드나무를 보며
고개숙임의 아름다움을 생각한다
그저 바람부는 대로
흔들리는 아름다움을 생각한다.
고개를 숙이는 일은
정말 싫었다.
고개를 왜 숙여
왜 흔들려
몇 번씩이나 다짐하며
살아왔다.
온몽에 힘을 주고 버티어왔다.
그러나 이 봄,
온몸에 힘을 쭈욱 빼고
치렁치렁 늘어져 바람부는 대로 흔들리는
버드나무 가지가조금은 부럽다.
(그림 : 홍인순 화백)
'시(詩) > 박상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상천 - 낮술 한잔을 권하다 (0) 2014.09.01 박상천 - 여름, 매미 (0) 2013.12.30 박상천 - 낡음의 평화에 대하여 (0) 2013.12.30 박상천 - 연필은 왜 볼펜이 되었나 (0) 2013.12.30 박상천 - 볼펜은 왜 다시 연필이 되었나 (0) 2013.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