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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천 - 사랑한다는 말은 망설일 필요가 없네시(詩)/박상천 2013. 12. 29. 19:31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어느 날 문득
사랑한다는 말도 하기 전에
이 지상을 떠나가 버리네.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못해
망설이고 있을 때
내 사랑하는 사람들
문득, 세상을 떠나가 버리고 마네.
사랑한다는 말을 하기 위해
숨차게 계단을 뛰어내려 가면,
갑자기 지하철 열차가 문을 닫고
떠나가버리듯
나 혼자 이곳에 남겨 두고
저 멀리 어둠 속으로 사라져 버리네.
내 사랑하는 사람들.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못해 머뭇거리고 있을 때
사랑한다는 말은 망설일 필요가
없다는 것을 가르쳐주고
떠나가 버리네.내 사랑하는 사람들.
(그림 : 김준용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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