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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천 - 십이월에시(詩)/박상천 2013. 12. 11. 12:10
몇잔의 술에
쉽게 취한 십이월 저녁의 귀가길
어둠이 내리는
빈 나뭇가지를 보며
그대를 위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고 믿었던
지난날의 어리석음을 깨닫습니다
아직 떠나가지 못한
나뭇잎 몇장이
십이월 달력의 숫자처럼 매달린
빈 가지 사이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빠져나가는 바람들,
그 바람에
또 몇 개의 숫자가 떨어지지만
비운만큼
버린 만큼 아름다운
빈 가지 사이로
빈 가지 사이로
십이월의 정갈함도 보입니다.(그림 : 모미화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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