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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사랑이라면
가만히 무릎을 꺾고 그대 앞에
눈물을 훔치리
이것이 그리움이라면
그대 눈빛 속에
남아있는 저녁 물빛으로
마른 가슴을 적시리
사랑은 그것이 사랑이고자 할 때
홀연 식어서 가을 잠자리처럼 떠나감으로
나는 깊은 새벽 산기슭에
한 잎 붉은 얼레지로 피어 나겠네
이것이 사랑이라면
그대 앞에 꽃잎의 그늘을 어루만지는
시린 물방울, 그것의 침묵이 되겠네
(그림 : 한순애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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