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종영 - 내 사랑 각시붕어시(詩)/나종영 2013. 12. 25. 12:12
그날 둘이서 배 터져라 먹었던
꽁보리밥 한 소쿠리 구수한 맛
아직도 입안에 가득한데
흐린 강물 따라 흘러갔나 내 열한 살 시절
양 볼때기 버짐꽃 피어 통마늘로 문지르던 얼굴들
지금은 어디 갔나
맑은 개울가 책보따리 풀어놓고
함께 놀던 버들치 버들붕어 피라미 모래무지
달개비 잎 띄어놓은 아기 연못가 손 모아 불렀던
물방개 소금쟁이 꽃새우 송사리떼
모두 다 어디 갔나
물잠자리 날던 물수세미 물풀 사이
무지갯빛 수놓으며 내 마음 훔쳐간
내 사랑 각시붕어
그날 저 너머 보리밭 강 건너 하늘 멀리
포롱포롱 쇠종다리 날던
내 마음 깨끗한 날(그림 : 김길상 화백)
'시(詩) > 나종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종영 - 얼레지 (0) 2013.12.25 나종영 - 물잠자리 (0) 2013.12.25 나종영 - 세족(洗足) (0) 2013.12.25 나종영 - 산국(山菊) (0) 2013.12.25 나종영 - 찔레꽃 (0) 2013.1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