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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한번 잡아보지 않고
마음으로 사랑했던 여자
헤어지던 날 하얀 찔레꽃 울타리
달빛이 터지고
시린 손목이 서러웠지
이제 나는 안다
그것이 내 젊은 날 품었던 생가시였음을
살아가는 동안
뒤돌아 손조차 흔들 수 없는, 수많은 이별이
새떼처럼 몰려왔다는 것을
찔레꽃 울타리 저문 돌무더기
누군가 밟고 지나간 풀섶
애기돌무덤 까맣게 몰랐다는 것을(그림 : 한희원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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