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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철 - 우수의 이불을 덮고시(詩)/이기철 2013. 12. 22. 00:30
오늘도 우리 아는 이웃들은 다 무사합니다
자주 손끝에서 덧나던 희망
오래 만져서 닳고 닳은 고통들은 잠들었습니다누더기의 남쪽 산에 내 짐 같은 꽃들은 지고
안부없는 흰새는 내를 건너 날아갔습니다
만나지 못한 사람의 이름만 아직도 열병처럼 이마를
두근거리고 있습니다흙 속에 묻힌 옥잠화 씨앗은 제 혼자 따뜻하고
우리가 가장 쓸쓸할 때 부를 이름 하나는
아직 가슴속에 남겨 두었습니다그대 먼 길 가거던 돌아오지 마세요
그대 못질한 문패와 뜨락의 신발들 다 잘 있습니다
뒷날 부를 노래 한 소절 베개 맡에 묻어두고우수의 이불을 덮고 오늘밤은 혼자 잠듭니다
(그림 : 박용섭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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