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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삐꽃 속뿌리를 잘강잘강 씹으면서
걸어서 십리 길 초등학교 오가던 걸
동무야 사오십 년을 어찌 잊고 살았을까
삐삐꽃 속뿌리엔 달작지근 맛이 나고
잘록한 배속에선 천둥 같은 소리라도
동무야 그 시절이 슬픔 보다 그리워
짠다구 뿌리 찾아 미뽀랑에 올랐더니
아롱이는 아지랑이 나른한 봄볕 젖어
스르르 감기는 눈에 너희들은 왜 일지
나 몰래 쌓인 것이 어느새 추억인가
돌아보면 그리움, 가만두면 그만 일 걸
동무야 새삼스럽게
들추어서 몸살이다.
(그림 : 김길상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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