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조병화
-
조병화 - 나보다 더 외로운 사람에게시(詩)/조병화 2013. 12. 9. 18:11
쓸쓸합니다. 쓸쓸하다 한들 당신은 너무나 먼 하늘 아래 있습니다. 인생이 기쁨보다는 쓸쓸한 것이 더 많고, 즐거움보다는 외로운 것이 더 많고, 쉬운 일보다는 어려운 일이 더 많고, 마음대로 되는 일 보다는 마음대로 안 되는 일이 더 많고, 행복한 일보다는 적적한 일이 더 많은 것이라고 알고는 있지만, 이렇게 외롭고 쓸쓸할 땐 한정없이 당신이 그리워집니다. 이러한 것이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감정이라 하겠지만, 그 이상으로 당신이 그립습니다. 참아야 하겠지요. 견디어야 하겠지요. 참고 견디는 것이 인생의 길이겠지요. 이렇게 칠십이 넘도록 내가 아직 해탈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인간의 고독'입니다. 살기 때문에 느끼는 그 순수한 고독입니다. 인생에 있어서 제일로 무서운 병은 고독입니다. 그 고독때문에 생겨..
-
조병화 - 그저 그립다, 말 한마디시(詩)/조병화 2013. 12. 8. 16:10
나의 밤은 당신의 낮, 나의 낮은 당신의 밤, 세월을 이렇게 하루 앞서 사는 나의 세월 그 만큼, 인생이라는 세월을 당신보다 먼저 살아가는 세월이어서 세상의 쓰라린 맛을 먼저 맛보고 지나가는 세월이지만 당신에게 전할 말이란 한 마디뿐이옵니다. 그저 그립습니다. 세상엔 천둥벼락이 하두 많아서 하루아침에 천지가 변하는 수도 있어 한치 앞을 모르는 인생을 살아가는 나로소 어찌, 소원 같은 것을 하겠습니까만 내게 남은 말 한 마디는 그저 당신이 그립습니다. 그저 당신이 그립습니다. (그림 : 오진 화백)
-
조병화 - 너의 사랑은시(詩)/조병화 2013. 12. 5. 09:32
하늘에서 밤마다 무수히 반짝이고 있는 별들이 제각기, 제자리에서 절대적인 존재이듯이 나무 줄기에서 무수히 피어나 있는 꽃송이들이 제각기 제자리에서 절대적인 존재이듯이 바람 부는 넓은 들판에서 무수히 생글생글 고개 흔들며 피어 있는 작은 들꽃들이 제각기, 제자리 자리에서 절대적인 존재이듯이 이 세상 만물들이 태어나서부터 제각기, 자기가 태어난 자리에서 절대적인 존재이듯이 아, 그렇게 너의 사랑은 이 어두운 우주에서 너만이 간직하고 있는 절대적인 빛이 아닌가. (그림 : 김길상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