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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볕 푸르거니 겨우내 엎드렸던 볏짚 풀어놓고 언 잠 자던 지붕 밑 손 따숩게 들춰보아라 거기 꽃 소식 벌써 듣는데 아직 설레는 가슴 남았거든 이 바람 끝으로 옷섶 한 켠 열어두는 것 잊지 않으마 내 살아 잃어버린 중에서 가장 오래도록 빛나는 너 (그림 : 한영수 화백)
그리움이 너무 깊어 연지에 닿으시면 제 마음 가득한 물결 그곳에 있습니다. 연잎이 아니 뵈면 목란배 묶어놓고 새벽빛 푸를 때까지 물 결에 머무소서. 이슬 맑은 바람 아래 부끄러이 가둔 꽃잎, 견디고 견디다가 향기진 봉오리 끝 터지는 그 소리를 아소 님만 혼자 들으소서. (그림 : 이석보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