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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젓가락이
봉지를 뚫고 나왔을 때
봉자가 생각났다
봉자는 뾰족했다
나는 봉자에게 뻑하면 찔렸다
오십여년 전소꿉친구였던
봉자
반찬 투정하면 예의 맞았고
엄마에게 일러주면
다음날 또 맞았다
봉자가 주는 밥은 한입에 습
스읍 먹어야 한다
봉자를 거역하고는
골목에 나올 수 없었다
어느 날은 이삿집과 함께 트럭트럭
봉자가 멀어지고 나서
더는 맞을 일이 없어진 내가
엄마에게 대들기 시작했다
(그림 : 이혜민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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