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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휼 - 슬픔의 바깥시(詩)/시(詩) 2023. 3. 29. 08:42
달도 질 기미 없는 산기슭
허물처럼 메밀꽃 피었네
이별의 바깥은 너무도 희어
떠나는 이의 자세를 짐작할 수도 없네
물결 따라 고요는 산허리 휘감고
꽃잎은 톡, 톡,
아픔을 뱉어내네
아플수록 희게 웃는 꽃의 진실이여
덧없는 꿈을 꾸듯
기억의 그늘을 쓰다듬는 너를
고통의 무렵이라 해야하나
슬픔의 바깥이라 해야하나
돌아올 꿈도 기미 없는 산기슭
잠포록이 내려앉은 물안개 끌어덮고
꿈 밖 흰 잠에 나는 드네(그림 : 강요배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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