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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소영 - 겨울나무시(詩)/시(詩) 2023. 1. 26. 06:41
무성한 잎들 펄럭이는 모습 보다가
한껏 붉어 곱더니
그예 떨어낼 수밖에 없는
시린 손가락 발가락
묵묵히 눈 감고 긴 겨울에 들었다
너는 오히려
가만가만 솟는 기쁨에
가늘게 눈을 떤다
물먹은 전신의 피부가 생기로 피어나는
새로운 계절을 본다
그건 어깨에 얹은 손과 같다
따사롭게 어루만지면서
멀리 존재하는 듯
가까이 울리는
가슴속 마주치는 파동소리
정월의 초입으로 접어든 이 겨울엔
(그림 : 조선아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