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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새오고개길
때 이른 입동추위에 고개 떨군
상수리나무 잎새가
허공을 긁으며 추락했다
유영하듯 나부끼는
야생의 흐트러진 가락
실성하여
울다가
웃다가
산길에 머리 박고 끝내 자진한 너는
낮은 이별가 한 자락
내 귓가에 걸어두고 간
낙엽이었다
(그림 : 박명수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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