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종금 - 완두콩, 살아가는 법

 

여리다고 얕보지 마라

가늘다고 부러지랴

덩굴 손 맞잡고 하늘 우러르면

비바람 무섭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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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처럼 가늘어도

손잡고 출렁이면

쓰러지지 않아

부러지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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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케이트 치듯

손잡고 가는 게

우리들 살아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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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히는 삶보다

당당하게 맞서고 싶었냐

굽어져 타고 오르라는

둥그런 대 터널이 무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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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핏 지나는 바람결에

출렁다리 흔들리듯 위태해도

서로 몸 기대어 맞잡은 손 굳건해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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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우러른 완두콩 줄기 사이사이

푸른 하늘 품은 완두콩 꿈꾸며

하얀 나비 닮은 콩꽃들 화들짝 일었다

(그림 : 문수현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