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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 - 목련은 골목을 품는다시(詩)/시(詩) 2022. 7. 25. 14:05
몸을 반쯤 열고 서 있는 그는
절집처럼 고요하다
수런거리는 골목마저
산기를 느끼는지
깊은 숨을 몰아쉬며
몸을 풀고 있다
힘겹게 하늘을 받아내고 있다.
봄볕 속으로 쏟아져 나온
꽃들의 웃음 소리
가지마다 옥양목 한 마씩 감고 있어
골목이 왁자하다
낯가림 하는 꽃의 속살들은
엄마, 엄마만 찾아
젖도 돌지 않은 몽오리를 물리고 있다.
봄이면
들썩이는 골목길을
목련이 언뜻
먼저 품는다.
(그림 : 설종보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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