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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산 - 전주교도소시(詩)/시(詩) 2022. 7. 15. 20:57
식구통으로 들어온다 이곳에서는
사랑하는 당신에게로 시작하여 중간중간 손때 묻고
얼룩진 눈물꽃이 피어나 사랑하는 당신으로 끝맺는
맞춤법 틀린 편지도
먼 세상 한쪽 덜컥덜컥 프레스 앞
수천 번 세상을 찍어내는
고된 노동에 사무치는 동료들 모습도
이곳에서는 식구통으로 들어온다
하루 세 끼 흰쌀밥이 들어오고
꼬리표 달린 책이 들어오고 양말이 들어오고
숱한 바람이 그리움이 바람처럼 들다 나간다
이곳에서는 이 환장할 전주에서는
(그림 : 홍성담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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