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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게 뭐가 있겠어요.
약삭빠르게 잇속 챙기는 재주 없이
어깃장 놓고 실속 챙기는 주변 없이
부지런 떨지 않아도 갈 길 가고 할 일 하며
그저 뚜벅뚜벅 걷는 것이지요.
나의 든든한 맹우
나무그늘에서 느릿느릿 되새김질한 시간이
집채만큼 덩치를 키우고
불뚝하게 뿔을 세웠지만
진짜 믿는 구석은
비탈밭도 묵정밭도 도랑물도 붉덩물도
예사로 흔덕대며 뚜벅뚜벅 걷는 것이지요.
어쩌다 위아래 치는 꼬리질이
툭툭 던지는 농담 같아
한세상 건너는 구색은 된 것이지요.
당신에게 가는 길도
나에게 오는 길도 소걸음이면 좋겠어요.맹우 : 최북 - 맹우도(猛牛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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