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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이 부러진 꽃은 바람을 증오한다
바람과 바람 사이 유리벽을
구름과 구름 사이 안개를 증오하면서
증오도 사랑이라는 걸
배워가는
저편
우리는 길게 누운 그림자를 접는다
반을 접고
반의 반을 접고
다시 반을 접어 마침내
발 하나로 서로를 업고 있는 그림자들
어쩐지 밤은 계속될 것 같았다
저편은
흐릿하게
안개등을 켠 세계
저편은
당신이 없는
당신이 없어도 되는 세계(그림 : 안창표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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