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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구 - 낡은 컬러사진시(詩)/곽재구 2021. 8. 25. 09:58
우리 엄마
수국색 포플린 치마 입고
수국색 양산 아래 웃고 있네
수국색 바람이 치마 주름에 볼 비비네
지난밤이었네
은하수 속을 스쳐가던 행성 하나
엄마!라고 부르는 소릴 들었지
부드럽게 펄럭이는 수국색 치마주름에 대고
나도 엄마!라고 불러보네
잠이 들어
엄마가 사는 세상에 찾아가면
엄마의 사진 한장
엄마가 아침에 일어나 기도하는
창가에 놓아둘 것이네
엄마 내가 왔어요!
라고 말하는 소리 듣지 못하고
엄마는 가만히 사진을 바라보다가
가슴에 꼬옥 껴안겠지요(그림 : 설종보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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