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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철 - 찔레꽃 향기시(詩)/이기철 2021. 4. 21. 14:17
오월엔 찔레꽃이 핀다
감나무 잎이 푸르고
늦게 핀 대추나무잎이
초록을 길어 제 몸에 칠하면
산과 들 어디서나 찔레꽃은 핀다
흐드러지게 핀다
코를 찌르는 향기를 싣고 핀다
논과 밭 어디서나 핀다
갯가나 담장에도 핀다
버드나무 아래도 피고
상수리나무 아래도 핀다
해 뜰 때도 피고
해 질 때도 핀다
오월이 가고
유월이 와도 핀다
다듬어도 다듬어도
찔레꽃은 길들지 않는다
끊어내고 끊어내도
찔레꽃은 가지를 편다
오월의 들과 산은 찔레꽃 천지다
내 이마와 손발,
내 머리카락과 양말에도
찔레꽃 향기다
찔레꽃 향기는
들판이 뿜는 향내다
찔레꽃 향기는
들판이 밀어올리는 힘이다(그림 : 장용림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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