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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동지 시린 밤을 고스란히 받아 이고
삭히고 벼리느라 속도 들지 못했구나
둥개던 소소리바람 흙덩이를 그러안고할머니 단속곳에 꼬깃꼬깃 접힌 채로
뒷심만 눌어붙은 천 원짜리 지전 같이
건너갈 대한 머리에 하소연만 길던 하루질기고 시퍼렇게 두벌잠을 털어내고
개똥쑥 잠꼬대가 쌉싸름한 아침 밥상
무겁던 겨울 허리가 신통하게 풀린다(그림 : 변응경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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