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생진 - 허여사(許女史)! 진도 홍주1시(詩)/이생진 2020. 11. 9. 14:02
허여사(許女史)!
나는 처음으로 여자 이름에 감탄부호를 달았다
허여사(許女史)!
그녀는 스물 세살 때 처음 술을 빚었고
나는 스물 세 살 때 처음 여자 옆에서 술을 마셨다
허여사(許女史)!
하고 내가 세 번째로 부르는 이름인데
그때마다 깜짝깜짝 놀랜다
그녀의 이름도 나의 이름도 이젠 쭈그러진 합죽인데
어딘지 모르게 팽팽한 데가 있다
그녀와 나는 초면이다
만약 그때 만났으면 이렇게 가까이서
홍주를 받아들 처지가 아닌데
오늘은 남매처럼 아주 가까이 술상을 마주하고 있다
앞마당에 날아온 콩새 한 마리
이상하다며 머리를 갸웃거린다
이상할 거 없다고 쫓아버리면
다시 날아와 갸웃거린다(그림 : 박양예 화백)
'시(詩) > 이생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생진 - 너는 늙지 마라 (0) 2021.09.16 이생진 - 허여사(許女史)! 진도홍주3 (0) 2020.11.09 이생진 - 기다림 (0) 2017.09.07 이생진 - 밤 바다와 그리움 (0) 2016.08.08 이생진 - 허여사(許女史)! 진도 홍주 2 (0) 2016.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