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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인서 - 포장마차 청춘극장시(詩)/시(詩) 2020. 10. 11. 19:37
후루룩 급하게 말아 삼킨 혓바닥 뜨건 우동국수 같은 것이었다는
채 익기도 전에 새까맣게 타버린 몇 도막 살점이었다는
누군가의 입을 통해 유령처럼 튀어나온 잊어버린 게릴라였다는
시대와 치기를 섞어 버무려 단숨에 써내리는 지루한 연대사였다는
술집과 노래방과 모텔 즐비한 이 도시 뒷골목 공터였다는
청춘, 아닌 청춘의 그림자들만 뜨내기로 앉아 있었다는
심야할인 서비스도 지정좌석도 없는 황야(荒夜)의 천막 극장
덜컹덜컹 돌수레를 끌고 세상의 끝을 돌아서 오던 그 밤이었다는
(그림 : 김종언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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