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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하다는 말이 어떤 풍경을 품었는지 알 것 같아
서로의 몸을 부드럽게 핥아주는 초원을
강물에 퍼지는 무리의 살 냄새를
알 것 같아
천천히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는 얼굴이
온몸을 글썽글썽 만져주는 눈빛이
입술에 닿으면
나는 알 것 같아
순하다는 말이 지금 얼마나 먼 길을 돌아오는
중인지
나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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