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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안나 - 동편 뜰에 꽃을 풀어시(詩)/서안나 2020. 7. 11. 16:23
불타는 혀를 내밀어
우리는 사랑을 약조했다
사랑의 둘레는 축축하다
첫날에는 안개를 부르고
둘째 날동편 뜰에 꽃을 풀어
축축한 홍매화 가지를
이승 밖으로 내밀기도 했다
셋째 날
세 번 절하고 세 번 운다
울어도 눈물이 흐르지 않을 때
살아 있어도 귀신이다
당신은 안아 줄 몸이 없는 정인(情人)
아픈 계절은 어떻게
꽃잎으로 깃드는지
사람이 사람에게
첫정으로 스며드는지
곰팡이 핀 눈동자
매화는 분홍빛 곡조로 핀다(그림 : 강정희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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