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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섭 - 갈 데 없는 사내가 되어시(詩)/이홍섭 2020. 3. 29. 17:31
나는 이제 갈 데 없는 사내가 되었다
몸으로 밀고 간 산골짜기 끝에는 모난 돌이 하나
마음으로 밀고 간 언덕 너머에는 뭉게구름이 한 점
노래와 향기가 흐른다는 건달바성은 멀고
내 손바닥 위에는
구르는 돌멩이 하나와
흩어지는 뭉게구름이 한 점
내가 부른 노래는 구름과 함께 흘러가버렸고
내가 맡은 향기는 당신이 떠나면서 져버렸다
나는 이제 정녕 갈 데 없는 사내가 되었으니
참으로 건달이나 되어야겠다
참으로 건달이나 되어야겠다(그림 : 백승국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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