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효치 - 바다에 와서시(詩)/문효치 2020. 1. 13. 17:40
꿈에 본 얼굴을 만나기 위해
걸음을 재촉하여 여기 왔더니
그리운 얼굴은 보이지 않고
파랗게 멍든 네 가슴만 보이는구나.
출렁거리는 가슴을 풀어 헤치고
심연의 밑창에서 자아 올라오는
비린내 낭자한 울음만 있구나.
내가 달려오는 지름길을
그님은 구름따라 비끼어 가고
바위에 부딪쳐 구슬로 끓다가
석양에 쏟쳐 내리는 가슴만 있구나.
꿈에 본 얼굴이 하도 그리워
저무는 하늘에 대어 노래 불러도
노래는 가랑잎으로 부서져 내리고
황폐한 바람만 입안에 씹히는구나.(그림 : 홍경표 화백)
'시(詩) > 문효치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문효치 - 바위 14 (0) 2022.05.04 문효치 - 낙조 (0) 2020.01.13 문효치 - 나도바람꽃 (0) 2017.11.18 문효치 - 사랑이여 흐르다가 (0) 2017.06.27 문효치 - 모데미풀 (0) 2016.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