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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경 - 겨울 저녁 무렵에시(詩)/시(詩) 2019. 12. 26. 10:14
되돌릴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은 세상에서
되돌리고 싶은 무엇이 있다고 느껴질 때
그 막막함이랄까
쓸쓸함이랄까
헐벗은 나뭇가지의 흔들림처럼
내 마음 또한 헐벗은 채로
한없이 흔들리고 싶을 때
다 알고 있는 줄만 알았던 그대 마음
손톱 끝의 봉숭아 물 만큼도 모르겠던 날의
산꼭대기 벼랑에서 눈보라에 언 마음일 때
주머니 깊숙이 손 찔러 넣고 퇴근하던 길
담벼락 아래 쪼그리고 앉아 기다리던
아주 오래 전 친구의 모습처럼
가끔은 내게도
반가운 일이 스며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드는 겨울 저녁 무렵에(그림 : 장용길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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