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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달웅 - 아버지의 쌀 한 톨시(詩)/권달웅 2019. 12. 6. 14:45
논매고 피 뽑고 비료 주고
가뭄에 죽고 홍수에 휩쓸린 벼를
한숨으로 일으켜 세운,
등뼈가 휘도록 일해 거둔 벼가
가마니로 정미소로 들어가
드디어 쌀이 되어
와아아 쏟아져 나올 때,
그 자르르 윤기 도는 하얀 살을
돌덩이 같은 손으로 받아들고
이로 꼭 깨물어 씹어보고는
흐느끼듯 가슴으로 씩 웃으시던
아버지의 그 쌀 한 톨.
(그림 : 박성락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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