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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우 - 낙타는 제 걸음을 세지 않는다시(詩)/김수우 2019. 11. 23. 23:56
한 발짝을 마지막 발짝처럼 짚어
수천 킬로 황야를 건넌다
지독한 단조로움을 딛는 발굽은
늘 죽은 낙타를 밟고 있다
모래파도 일렁일렁 약속을 지워버려도
에미가 풀어간 새벽, 애비가 일구던 수만 리
무장무장 다져야함을 알아
발자국 많은 적막
끝내 가시꽃송이로 피우고 만다
가시꽃이 뜨거운 먼지와 매일 싸울 수 있는 건
잠잠히 낙타를 기다리기 때문
사하라는 속도를 믿지 않는다
저 무진장 침묵이 감춘 물길을 찾기 위해
무릎을 높이 세우되
눈은 낮게 떠야 한다,는
입속말로 입속말로 자란 낙타
가슴근육이 팽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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