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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웅 - 달빛 바느질시(詩)/권대웅 2019. 9. 3. 21:08
수백년 수천년 전에도
저 달을 바라보던 눈들을 생각하면
밤이 하나의 긴 통로로 이어져 있는 것 같다.
그 일직선에 깃들여 살며
이생도 저생도 달 아래
모두 한 공간 한 동네
어떤 마음자리였을까
굽이굽이 사무친 말과 옹이진 사연
풀잎 같은 눈들이 저기
저리 모여 환하구나
연못에 얼굴을 들여다 보듯
서로 달을 바라보던 인연
어느생에서 눈을 마주칠 수 있을까
때로 너무 오래되어 헤진 사연 잊혀질까
달빛이 꿰매고 있다(그림 : 김정호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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