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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찬 - 꽃도장
    시(詩)/시(詩) 2019. 8. 29. 18:54


    그 가시내 지금 어디에 있을까.

    하학길 울긋불긋 코스모스길 따라 코스모스처럼 웃으며 재잘대며 집으로 가던 가시내.

    빠알간 코스모스 꽃 모가지 따 손가락 사이에 끼우곤 엉큼살큼 다가가 새하얀 교복 등짝에 차알싹! 꽃도장 찍으면,

    깜짝 놀라 화난 얼굴로 뒤돌아 보며 초롱한 눈 이쁘게 흘기던 가시내.

    히이- 웃으며 등짝에 찍힌 꽃도장을 보며 달아나며… 너는 이제 내 각시다, 속으로 좋아라, 어쩔 줄 몰라.

    흰 교복에 번질세라 등에 찍힌 꽃도장 털지도 못하고 꽃 같은 입으로 궁시렁궁시렁 욕바가지 쏟아 내다가 피식 웃어 버리던 가시내.

    꽃 모양도 선명한 코스모스 꽃도장 노란 꽃술 등에 박고도 코스모스같이 웃던 가시내 지금은 어디에 있을까.

    한번도 생각나지 않던 그 가시내, 오늘 문득 코스모스 길을 가다 생각이 나네.

    (그림 : 김정옥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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