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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윤호 - 작은 감자시(詩)/전윤호 2019. 8. 27. 10:46
안주로 작은 감자가 나왔다
단골이라고 주인이 덤으로 준
검게 탄 자국이 있는 감자
쥐어보면 따뜻해서
선뜻 껍질을 벗길 수 없다
혼자 술 마시는 저녁
취하면 큰소리로 전화하는 사람들의
소주보다 차가운 입술이 부럽다
함부로 뚜껑을 날리며 병을 따고
죄 없는 젓가락을 떨어뜨리면
새 걸로 바꿔달라는 사람들이 두렵다
날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생각하며
내 심장은 망설이며 뛰고
비 없이 흐리기만 한 여름
가뭄 속에서
감자야 난 잘 살고 있는 걸까
(그림 : 강요배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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