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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윤호 - 백 미터시(詩)/전윤호 2019. 7. 1. 12:13
마침내 말 한 번 걸어보려
검은 교복 입고 뒤쫓던
역전 다리 위 백 미터
어두운 공설운동장에서
한 시간 미리 도착하고도
딱 그만큼 달아나버린 정신줄
목사님이 신자가 아니면 사귀지 말래
저주처럼 붉은 십자가에
돌팔매질하던 거리
나이 먹고 친구로 만나도
같이 마시고 함께 취해도
저만치 앞서 걷는 그녀와의 사이
작심하고 달려도 평생 건너지 못한
아우라지 건너편 솔밭 같은
백 미터 그 지긋지긋한
부탁받은 척 흰 봉투 들고
망설이며 서 있는 장례식장 안내판
도무지 믿기지 않는 이별과의 거리(그림 : 한영수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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